【새롬세평(世評)】'국군의 뿌리'는 목숨 받쳐 나라를 지킨 6·25 호국영령이지 김일성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이 아니다. 김대은 2019.06.07 15:34


-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통수권자지만 개인의 잣대로 역사를 평가하고 이념성향을 구분하는 자리가 아니다. -

 

▲  김일성과 함께 이동하고 있는 김원봉   ©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제 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김일성으로부터 6·25전쟁에서 공훈을 세워 최고 상훈까지 받은 김원봉의 공적을 거론해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발언 내용은 "광복군에는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하고, 이어서 "통합된 광복군은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고, 한·미 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역사학계의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김원봉의 행적을 다름 아닌 6·25 전쟁 순국용사들을 기리는 현충일 추념사에 6·25 얘기는 한마디도 없이 6·25 때 북한에서 공을 세운 인물을 일제 때 광복군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군의 뿌리인 것처럼 거론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것도 김원봉 같은 사람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바친 국군들 앞에서 말이다.

 

그럼 과연 김원봉은 누구인가?

 

일제강점기 무장투쟁을 했던 독립 운동가로 영화 '암살'의 실제 주인공으로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1948년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해 북한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의 요직을 역임 했다가 1958년 김일성의 옌안파 제거 때 숙청됐다.

 

문 대통령이 추념식에서 강조한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는 말은 결국 김원봉 같은 침략자를 추켜세우기 위한 립 서비스가 됐다.

 

한 손 으로는 통합 메시지를 꺼내들면서도 또 다른 손에는 보수진영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김원봉의 독립운동을 언급해 갈등을 야기 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해괴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김원봉 대신 차라리 광복군 총사령관인 지청천 장군의 뜻을 이어받자고 했으면 전혀 논란이 없이 모두 박수를 쳤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총사령관도 아니고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하고 6.25 전쟁 당시 북한군 고위직에 있었던 김원봉을 언급했을까?

 

기념식 때마다 문대통령은 자신이 주장해온 화합과는 역주행해온 발언들로 정치적 논쟁을 불러 일으켜 왔다.

 

지난 3·1절때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느닷없이 '빨갱이론'을 펼치더니,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는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이번 현충일엔 김일성 훈장 받은 자를 국군의 뿌리로 칭송하는 등 분열과 갈등을 조장했다.

 

문 대통령은 진정한 화합을 실천하려면 이런 식의 불필요한 갈등거리부터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사고와 잣대로 역사를 평가하고 이념성향을 구분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최고위 통치자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다.

 

분단을 극복하고 북한과 평화체제를 구축해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터이지만, 특히, 역사적 논쟁이 되는 김원봉 같은 인물에 대한 평가를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무리하게 정치적 영역으로 문제를 끌어오게 되면 국론만 분열시킬 뿐이다.

 

우리 겨레가 한반도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다시 국가적 통일을 이룬다면, 한국전쟁의 처절한 악몽의 기억도 언젠가는 누그러뜨려지겠지만 역사의 공과(功過)는 후대의 평가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국군의 뿌리는 6·25 전쟁에서 목숨 받쳐 나라를 지킨 호국영령이지 김일성으로부터 "조국 해방전쟁 에서 공훈을 세웠다"며 훈장을 받은 김원봉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사입력: 2019/06/07 [15:34]
최종편집: ⓒ 시사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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